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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는 재미있는 활동일까?

“재미있다.”
수업을 마친 어린이들이 합창하듯 소리치며 복도로 쏟어져 나옵니다. 수업에서 어떤 재밌는 이벤트가 있었을까? 선생님께 물으니, 공부말고는 아무것도 더 한 것이 없었습니다. 공부 자체에 대한 아이들의 ‘재미있다’는 평가가 아주 특별하게 들립니다.

 

보통은 ‘공부는 재미없다’는 것이 상식인 듯 얘기합니다. 그러니까 아이들 수업에서, 특히나 영어수업에서는 뭔가 재밌는 놀이를 활용하여 아이들의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배움’ 욕구는 기본적으로 왕성합니다. 놀이가 아니더라도 아이들 스스로 도달할 수 있는 목표와 그에 도달한 후의 ‘성공경험’만으로도 공부는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목표가 적절하지 않거나, 계속되는 부정적 평가와 그에 따른 실패 경험은 ‘나는 할 수 없다’는, 소위 ‘무기력’을 ‘학습’하게 합니다. 공부가 싫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그러니까 아이들이 공부가 재미없어졌다 한다면, 혹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에 흥미를 잃었다면, 그것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무시하고, 정해진 목표를 강요하는 것이 교육이라 착각하는, 어른들의 욕심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교육목표는 학습자의 상황에 맞추어 적절해야 하는데, 너무 쉽거나 어려워서는 공부가 재밌을 리 없습니다.

공부를 아무리 좋아하는 학습자라도 공부가 언제나 재미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른들은 늘 우리 아이가 ‘재미있다’만 외치길 기대하지만, 앎의 과정에도, 모든 성공의 과정과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단계가 있습니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동안 겪는 갈등과정에서 ‘에잇 재미없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하고, 잠시 쉬고 싶은 마음도 드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성공경험이 충분한 어린이는, 어려움을 겪는 동안에도. ‘재미있다’고 여겨지던 성공경험의 기억을 연료삼아 끝내 이겨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공부의 주인공은 학습자입니다. 그들이 주인공이도록 수업도, 코칭도, 교육과정도, 목표도 맞춰져 있어야 합니다. 어린이들이 주도할 수 있는 공부환경이 갖춰지기만 하면, 결과는 어른들이 예상하는 수준을 훌쩍 넘어서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